20여년이 지나간 90년대 뿐만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사를 통틀어서도 국민들의 가슴에 사무치도록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을 사건이 1997년 I.M.F 사태가 아닐까 싶다. 
지금 2018년 현재 최소 20대 후반의 나이로 이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생각조차 하기 싫은 시절이 크리스마스를 몇일 앞둔 1997년의 12월일거다. 

당시 나는 고등하교 1학년인 17살이었다. 사실 나는 뉴스로 I.M.F라는 말이 나오고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금 모으기운동 등의 뉴스를 봤던 기억들이 영화를 보면서 조금씩 되살아났다. 

하지만 나이를 먹은 지금 당시의 철 없었던 내 모습을 돌아 보게 해준 영화가 이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이다. 

영화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외환위기를 막을려고 하는 사람들과 외환위기를 자신들의 기회로 이용할 려고 하는 사람들 그리고 외환위기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고통을 받는 사람들. 

그중 한국은행의 통화정책팀장을 맡은 한시연(김혜수)는 자신의 팀원들과 어떻게 해서든 외환위기를 막을려고 노력하다 못해 애를 쓰는 사람이다. 한시연을 연기한 김혜수는 영화 초반 부터 엄청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다른 사람이 한시연이었다면 어땠을지 상상도 되지 않을만큼 리더로써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군더더기 없이 보여준다.

특히 한시연이 I.M.F총재(뱅상 카셀)에게 협상의 부당함을 영어로 말하는 장면은 영화 전체적으로도 클라이막스가 아닐까 싶다. 

앞에서 말한것 처럼 이영화에는 점점 다가오고 있는 외환위기와 그에 맞서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테인레스 그릇공장을 작게 운영하고 있는 갑수(허준호)는 당시의 외환위기를 오는 그대로 온몸으로 부딪히고 고통을 느꼈던 이나라의 수많은 부모이자 가장을 대변하는 인물로 나온다. 작은 공장을 운영하면서도 즐겁게 일하고 백화점에 제품을 납품 하기로 하고 한껏 들떠 있던 갑수는 납품을 하기로 했던 백화점이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한순간 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갑수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라서 울컥하고 뭔가 올라 오는 것을 겨우 누르면서 영화르 봤다. 많은 사람들이 당시의 자신들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떠올렸을것 같다. 

한국영화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장면 중에 하나가 방송사들의 이름이나 로고 혹은 방송 화면을 있는 그대로 보는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97년 당시의 뉴스를 방송한 방송사와 이를 신문기사로 보도한 언론사들의 이름 뿐만 아니라 뉴스방송은 당시 방송의 화면들을 그대로 보여주어서 사실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많이 아쉬웠던 부분은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이 그룹별로 나온다고 했을때 각 그룹의 이야기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고 뚝뚝 끊어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자연 스러웠다. 

가장 눈에 띄게 거슬렸던 것은 다니던 금융회사를 그만두고 외환위기를 이용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윤정학(유아인)과 그를 따르는 노신사(송영창), 오렌지(류덕환)가 나오는 장면들이었다. 현실에서도 영화에서 처럼 위기를 이용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외환위기를 막을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외환위기의 고통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다가 세명의 이야기가 나오면 흐름이 끊어진다. 사실적인 캐릭터들 사이에서 세명의 캐릭터만 비현실적이고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굳이 세명의 캐릭터를 넣었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서로 연결고리가 없을것 같던 두사람의 관계가 뜬금없이 나오면서 당황하기도 했다. 억지로 이어 붙힌것 같이 어색했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그 의도는 충분히 알고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좀 부실하게 느껴지고 부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들이 좀 더 매끈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Posted by tae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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